SEO 생각하기, Lighthouse 100점이 채울 수 없는 것
점수는 100점인데 보이지 않는 페이지
프런트엔드 개발에서 SEO는 흔히 배포 전에 한 번 훑고 지나가는 체크리스트의 모습으로 다뤄집니다. 페이지마다 고유한 title을 넣고, meta description을 다듬고, 정규 URL(canonical URL)을 지정하고, sitemap.xml과 robots.txt를 확인하고, 링크로 공유될 때를 대비해 오픈 그래프(Open Graph) 태그까지 채우는 일입니다. 여기에 이미지마다 alt 속성을 달고, 헤딩의 위계가 어긋나지 않았는지 살피고, 마지막으로 Lighthouse를 돌려 SEO 항목이 초록색으로 바뀌는 것을 확인하는 순서가 더해집니다.
그런데 Lighthouse가 SEO 항목에서 검사하는 내용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그 점수가 무엇을 재는지가 드러납니다. meta description과 링크 텍스트, hreflang과 정규 URL, HTTP 상태 코드와 robots.txt, 모바일에서의 글자 크기와 탭 영역 같은 항목들은 모두 검색엔진이 페이지를 찾아 읽고 제대로 분류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Lighthouse는 meta description이 있는지는 검사하지만 그 설명이 잘 쓰였는지는 평가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론상으로는 본문이 몇 줄뿐인 아주 빈약한 페이지라도 이 항목들을 모두 통과한다면 100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Lighthouse의 SEO 점수는 검색엔진이 페이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기술적 조건을 충족했는지를 보여 줄 뿐, 실제 크롤링과 색인 생성이나 검색 순위까지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검색 결과에서 어떤 페이지를 보여 줄지는 검색어와의 관련성, 콘텐츠의 품질, 그 밖의 여러 신호를 종합해 결정됩니다.
검색엔진이 문서를 만나는 순서
구글의 검색 센터 문서는 구글 검색이 크롤링(crawling), 색인 생성(indexing), 검색 결과 제공(serving)의 세 단계로 움직인다고 설명합니다. 크롤러가 링크와 사이트맵을 따라 페이지를 찾아 내려받고, 그 내용을 분석해 색인에 저장한 뒤, 누군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색인 속에서 가장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한 페이지를 골라 보여 주는 흐름입니다. robots.txt와 사이트맵은 크롤러가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일이고, 정규 URL과 서버 응답 코드는 같은 내용이 여러 주소로 흩어지지 않게 색인을 정리하는 일이며, title과 meta description은 결과 화면에서 문서가 어떻게 소개될지를 다듬는 일입니다. 개발자가 SEO를 위해 다루는 거의 모든 것들은 주로 문서가 검색엔진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에서 행여나 길을 잃는다거나 본래의 콘텐츠가 왜곡되지 않게 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그러나 문서가 색인까지 무사히 도착한 다음부터, 구조화된 데이터와 메타 태그는 검색엔진이 문서를 이해하고 소개하는 방식을 도울 뿐, 문서가 ‘선택받을 이유’까지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구조화된 데이터를 넣으면 순위가 오르리라 기대하기 쉽지만, 구글의 구조화 데이터 가이드라인은 마크업이 어떤 기능이 나타날 수 있게 할 뿐 그 기능이 실제로 나타나는 것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meta description 역시 결과 화면에서 문서를 소개하는 문장일 뿐, 그 문장이 잘 쓰였다고 해서 문서의 내용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태그는 문서가 무엇인지를 검색엔진에게 정확히 알려 주는 이름표이고, 이름표가 정확하다고 해서 상자 안에 든 물건의 품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능 지표도 좋은 페이지 경험을 판단하는 요소로 활용될 뿐, 관련성이 높은 내용을 앞질러 가지는 못한다고 구글은 말합니다. 구글은 2020년에 코어 웹 바이탈(Core Web Vitals)을 발표했고, 2024년 3월에는 응답성 지표를 FID에서 INP(Interaction to Next Paint)로 바꾸었습니다. 프런트엔드 개발자에게 이 지표들은 개선한 결과가 숫자로 바로 드러나는 몇 안 되는 항목이어서, LCP를 몇백 밀리초 줄이려고 이미지 형식과 폰트 로딩 순서를 붙들고 씨름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구글의 페이지 경험에 관한 문서는 이런 보고서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해서 검색 결과 상단에 오르는 것이 보장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페이지 경험을 판단하는 단일한 신호는 없다는 설명도 함께 페이지 경험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언제나 가장 관련성 높은 콘텐츠를 보여 주려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검색엔진은 무엇을 고르려 하는가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단계에서 검색엔진이 찾으려는 것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문서이고, 구글은 이 기준을 점점 더 분명하게 순위 시스템 전반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해 왔습니다. 구글은 2022년 8월 “도움이 되는 콘텐츠(helpful content)”라는 이름의 업데이트를 내놓으며, 검색 엔진을 위해 만든 콘텐츠보다 사람을 위해 만든 콘텐츠를 보상하겠다는 방향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지금의 검색 센터 문서는 사람 중심 콘텐츠(people-first content)를 검색 순위를 조작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로 사람을 위해 만든 콘텐츠라고 정의합니다. 찾아보니 2024년 3월 핵심 업데이트를 거치며 이 기준은 따로 돌아가던 시스템에서 핵심 순위 시스템의 일부로 들어갔고, 구글은 업데이트를 마친 뒤 검색 결과에서 품질이 낮고 독창적이지 않은 콘텐츠가 45%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저에게 이 흐름은 검색엔진이 처음부터 태그가 아니라 질문에 맞는 답을 고르려 했고, 이제 그 목표를 시스템의 중심에 두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품질 평가 기준에 경험이라는 항목이 더해진 일은, 좋은 콘텐츠를 판단할 때 전문적인 지식뿐 아니라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정보도 중요하게 본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2022년 12월 구글은 검색 품질 평가자 가이드라인(Search Quality Rater Guidelines)의 E-A-T에 경험(Experience)을 더해 E-E-A-T로 바꾸었습니다. 전문성(Expertise), 권위(Authoritativeness), 신뢰(Trustworthiness)에 더해, 글쓴이가 그 주제를 직접 겪어 보았는가를 따로 묻기 시작한 것입니다. 구글은 E-E-A-T 자체가 특정한 순위 요소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이 네 가지 가운데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평가자 가이드라인은 순위를 직접 정하는 규칙이 아니라 사람이 검색 결과의 품질을 되짚어 볼 때 쓰는 기준이지만, 그 기준이 무엇을 좋은 문서로 보는지는 분명히 보여 줍니다.
충실한 콘텐츠가 의미하는 것
제가 생각하는 충실한 문서란 키워드를 많이 담은 문서가 아니라, 검색한 사람이 그 페이지에 오게 된 질문을 끝까지 해결해 주는 문서입니다. 여기서 끝까지라는 말은 관련된 모든 지식을 하나의 문서에 담아야 한다는 뜻이라기보다는, 그 문서를 찾아온 사람이 해결하려던 질문에 충분한 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Next.js 이미지 최적화”를 검색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그 단어가 열 번 나오는 페이지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무엇이 느려지고, 어떤 설정을 바꾸면 얼마나 나아지며, 그 대가로 무엇을 감수해야 하는지까지 말해 주는 글일 것입니다. 구글의 공식 문서에서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설명하는 부분은 독창적인 정보나 분석을 담았는지, 읽은 사람이 만족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느끼며 떠날지를 묻습니다. 그 질문들 가운데 HTML 태그에 관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개발자인 저에게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충실한 내용은 필요조건에 가까울 뿐, 그것 하나로 모든 경쟁에서 이긴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크롤러가 닿지 못하거나 자바스크립트 오류로 본문이 그려지지 않은 페이지는 내용을 평가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합니다. 모바일에서 글자가 너무 작거나 레이아웃이 계속 흔들리는 페이지라면, 순위와는 별개로 들어온 사람이 금방 떠날 것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검색어에서는 내용의 충실함이 비슷한 문서들이 여럿 맞서기 때문에, 오래 쌓인 사이트의 신뢰나 다른 사이트에서 걸어 준 링크처럼 문서 바깥의 요소가 순서를 가르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요소들은 대부분 내용이 비슷한 문서들 사이에서 순서를 가르는 조건일 뿐, 내용의 빈자리를 대신 채워 주지는 못합니다. 다른 사이트가 기꺼이 링크를 걸어 주고 사이트에 신뢰가 쌓이는 일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만한 읽을 거리가 먼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술적인 완성도와 사이트의 신뢰가 검색 결과에서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준다면, 그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콘텐츠의 충실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AI의 발달로 인해 검색 결과 위에 AI 요약이 놓이면서 좋은 문서가 클릭으로 보상받지 못하는 일도 생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움이 되는 콘텐츠라는 말은 결국 구글이 정의하고 구글의 시스템이 판단하는 것이어서, 글을 쓰는 사람은 그 판단의 근거를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핵심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성실하게 글을 써 온 작은 사이트의 트래픽이 크게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도 그 불투명함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2024년 5월 미국의 모든 사용자에게 AI 개요(AI Overviews)가 제공되기 시작한 뒤로는, 충실한 문서의 내용이 검색 결과 화면 위의 요약으로 먼저 소비되고 정작 원문은 열리지 않는 장면도 상상하기 어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검색엔진이 좋은 내용을 더 잘 찾아내려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그 내용을 쓴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역설적입니다.
검색엔진보다 먼저 생각할 것
검색엔진이 좋아하는 웹 페이지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검색엔진이 아니라 그 글을 읽을 “사람”을 생각하며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겪은 문제를 다른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헤매지 않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적어 둔 글을 떠올려 보면, 그런 글을 쓴 사람이 메타 태그나 코어 웹 바이탈을 먼저 의식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구글이 지난 십수 년 동안 keywords 태그를 버리고, 사람을 위한 콘텐츠를 순위 체계의 중심으로 옮기고, 경험이라는 기준을 더해 온 과정은 모두 그런 글을 더 잘 알아보려는 시도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검색엔진의 비위를 맞추려고 다듬은 문장은 다음 업데이트에서 힘을 잃을 수 있지만, 사람의 질문에 충실하게 답한 문장은 검색엔진이 나아질수록 더 잘 보이게 됩니다.
참고 자료
- Google Search Central, 「In-Depth Guide to How Google Search Works」
- Google Search Central, 「Dynamic Rendering as a workaround」
- Google Search Central Blog, 「The new evergreen Googlebot」
- Google Search Central Blog, 「Google does not use the keywords meta tag in web ranking」
- Google Search Central, 「General Structured Data Guidelines」
- Google Search Central, 「Spam policies for Google web search」
- Chrome for Developers, 「Document does not have a meta description」
- Google Developers Korea Blog, 「Introducing Web Vitals」
- Google Search Central, 「Understanding Google Page Experience」
- web.dev, 「Interaction to Next Paint is officially a Core Web Vital」,
- Google Search Central Blog, 「What creators should know about Google’s August 2022 helpful content update」
- Google Search Central, 「Creating Helpful, Reliable, People-First Content」
- Google Search Central Blog, 「Our latest update to the quality rater guidelines: E-A-T gets an extra E for Experience」
- Google Search Central Blog, 「What web creators should know about our March 2024 core update and new spam policies」
- Google 블로그, 「New ways we’re tackling spammy, low-quality content on Search」
- Google 블로그, 「Generative AI in Search: Let Google do the searching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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